분류 전체보기12 《범죄도시4》 리뷰 (분노할 수 없는 악당, 어울리지 않는 사건, 희화화된 마석도) 시리즈 영화가 계속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하지 말아야 할 것과 바뀌어야 할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사랑받은 이유는 단순하다. 무시무시한 악당이 등장하고, 마석도가 그들을 쫓아가며, 마지막에는 시원하게 때려잡는다. 관객들은 복잡한 메시지나 깊은 철학을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통쾌함과 긴장감, 그리고 화끈한 액션을 기대한다.그래서 《범죄도시4》를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의외였다. 영화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액션도 있고, 웃음도 있으며, 마동석 특유의 존재감도 여전히 살아 있다. 하지만 시리즈가 가장 잘하던 것들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악당은 위협적이지 않고, 사건은 마석도와 어울리지 않으며, 주인공은 점점 캐릭터가 희미해진다.결국 《범죄도시4》는 시리즈의 방.. 2026. 6. 13. 《목스박》 리뷰 (이해할 수 없는 경찰, 웃음 없는 코미디, 힘 없는 액션) 코미디 영화는 진지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말이 안 되는 영화여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목스박》은 제목부터 독특하다. 목사, 스님, 박수가 한 팀이 되어 사건을 해결한다는 설정은 분명 호기심을 자극한다. 실제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함보다는 가벼운 웃음을 목표로 한다. 문제는 웃기려고 만든 장면들이 웃기기보다 당황스럽고, 개그를 위해 만든 설정들이 이야기 자체를 무너뜨린다는 점이다.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달마야 놀자》나 《할렐루야》 같은 작품들이 떠오른다. 종교와 범죄를 결합한 설정, 조직폭력배와 종교인의 충돌, 진지함보다 코미디에 무게를 두는 방식까지 비슷한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비슷한 재료를 사용했다고 해서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목스박》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을 설득하.. 2026. 6. 13. 《조커: 폴리 아 되》 리뷰 (멈춰버린 서사, 노래만 남은 뮤지컬, 부정당한 조커) 좋은 영화와 재미있는 영화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조커: 폴리 아 되》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도 그것이었다. 이 영화는 분명 공들여 만들어졌다. 화면은 아름답고, 촬영은 뛰어나며, 배우들의 연기 역시 흠잡기 어렵다. 한 장면만 떼어 놓고 보면 거의 예술 작품처럼 보이는 순간도 많다. 실제로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잘 찍었다"는 생각은 여러 번 하게 된다.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지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화면은 남지만 서사는 움직이지 않고, 훌륭한 연기는 남지만 인물은 성장하지 않는다. 영화는 계속 무언가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관객이 따라갈 감정의 흐름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결국 영화가 끝난 뒤 기억에 남는 것은 장면들이지 이야기가 아니다... 2026. 6. 13. 《전지적 독자 시점》 리뷰 (길 잃은 주인공, 설명 없는 세계관, 길 잃은 관객) 최근 몇 년 사이 웹소설과 웹툰 원작 영화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미 검증된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작업이기도 하다. 수백 화에 달하는 방대한 이야기를 두 시간 남짓한 영화로 압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그리고 원작을 모르는 관객까지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전지적 독자 시점》은 바로 그 지점에서 무너진다.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CG도 아니고 배우도 아니다. 이야기 자체가 관객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다. 주인공은 길을 잃고, 세계관은 설명되지 않으며, 결국 관객마저 길을 잃는다. 이 세 가지 문제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가 무너지면서 나머지 둘도 함께 흔들린다.길 잃은 주인공 — 무엇을 원하는지 보이지 않는다좋.. 2026. 6. 12. 《좀비딸》 리뷰 (작은 야심, 게으른 서사, 위험한 결말)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 좀비는 더 이상 낯선 소재가 아니다. 《부산행》 이후 수많은 좀비 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졌고, 이제는 단순히 좀비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관객을 설득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런 상황에서 《좀비딸》은 꽤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세상을 멸망시키는 좀비가 아니라, 내 딸이 좀비가 되어 버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솔직히 이 설정 자체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거대한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시선은 오직 한 가족에게 머문다. 모든 작품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작은 이야기 하나가 거대한 세계관보다 더 큰 감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문제는 영화가 그 가능성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결국 《좀비딸》은 설정이 가진 흥미로움보다 웃음과 눈물에 더 많.. 2026. 6. 12. 《슈퍼맨》 리뷰 (낯선 슈퍼맨, 희귀한 선량함, 제임스 건의 선택) 슈퍼맨은 늘 어려운 캐릭터였습니다. 너무 유명하고, 너무 강하며, 너무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슈퍼맨 영화가 나올 때마다 같은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과연 지금 시대에도 슈퍼맨은 통할까. 냉소와 현실주의가 당연해진 시대에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웅이 설 자리는 남아 있을까.실제로 슈퍼맨은 오랫동안 방황했습니다. 《슈퍼맨 리턴즈》는 과거의 향수를 되살리려 했지만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고, 《맨 오브 스틸》은 현대적인 재해석에는 성공했지만 슈퍼맨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대한 논쟁을 남겼습니다. 그 사이 배트맨은 더 어두워졌고, 마블은 더 화려해졌습니다. 반면 슈퍼맨은 자신이 어떤 캐릭터인지조차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그런 상황에서 제임스 건은 예상 밖의 선택을 합니다. 슈퍼맨을 더 .. 2026. 6. 12. 이전 1 2 다음